"사과 사먹기 겁나요"…대신 '불티'나게 팔린 과일 정체

입력 2024-04-08 22:00   수정 2024-04-09 01:30


"사과는 설 차례상 준비 이후에는 가격 때문에 안 사고 있어요."

60대 주부 박모 씨는 최근 국산 대신 수입 과일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. 작황 부진으로 사과, 배 등 국산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부터 눈길이 가면서다. 정부가 지난 1월 중순 물가 안정을 위해 망고, 오렌지 등 할당 관세를 적용한 수입과일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.

8일 이커머스(전자상거래) 티몬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서 올해 1분기 수입과일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. 최근 들어 망고 인기가 높아져 1년 전에는 수입과일 거래액 중 13%에 그쳤던 망고 비중이 올해 1분기 63%로 크게 뛰었다고 티몬은 설명했다. 1분기 망고 거래액 자체도 전년 동기의 15배 수준으로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. 파인애플(증가율 637%), 파인애플(637%), 키위(86%) 등의 거래액 증가율도 높았다.

회사 측은 "망고 판매 협력사를 다양화하고 정부 할당 관세 적용과 맞물려 자체 마케팅을 펼친 게 주효했다"고 귀띔했다.


특히 티몬이 생산자, 판매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신선식품 브랜드인 ‘티프레쉬’ 딜 제품으로 망고를 밀며 수요가 급증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. 티몬 관계자는 "최대 혜택 적용 시 4kg 대과 기준 1만9900원(4일 기준) 수준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3월 한 달간 판매된 망고가 150t 이상"이라며 "'맛없으면 무료 반품'을 자신할 만큼 품질 관리에 공을 들였다"고 소개했다.


수입 과일의 인기는 유통가 전반에서 나타났다. 이마트에서도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수입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% 뛰었다. 이 기간 오렌지 매출이 142%, 망고는 55%, 바나나도 17.7%, 파인애플은 25.9% 매출이 증가했다.

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 6종(바나나·오렌지·망고·아보카도·자몽·파인애플)과 냉동 딸기 등에 대해 역대 최대 수준 할당 관세를 적용한 결과다. 이에 따라 오렌지에 대한 관세는 10%로, 나머지 5종에 대한 관세는 0%로 떨어졌다.


자연히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.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망고 수입량은 1만733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%, 오렌지 수입량은 1만2983t으로 199% 뛰었다.

국산 과일 가격이 너무 비싸지자 소비자들이 수입 과일에 지갑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. 지난해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국산 과일 중에 사과의 경우 '金(금)사과'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. 사과는 농촌 고령화로 문을 닫는 노후 과수원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수확을 두 달여 앞둔 7~8월 비가 자주 와 생육이 부진했다. 병충해 피해가 늘고 일조량이 부족해 품질이 좋지 않아 특품 가격은 더 비싸졌다는 분석이다.

지난달 과일 물가 지수(국가통계포털 기준)는 1년 전보다 40.3% 치솟은 168.62를 기록했다. 정부의 할인 지원, 대형마트 자체 할인 등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란 점을 감안해도 높은 상승폭이다. 특히 사과 물가 지수의 경우 176.5를 기록해 1년 전보다 88.2%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.

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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